이전 묻고 답하기
HOME > 묻고 답하기 > 이전 묻고 답하기
ㆍ 제목 |
[Re] 한쪽 팔을 잘 못 쓰네요 |
ㆍ 조회수 |
1095 |
ㆍ 등록일시 |
1970-01-01 09:00:00 |
ㆍ 첨부파일 |
|
세브란스 소아정형외과입니다.
하나님의 축복이 늘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1. 진료에서 가장 어려운 것 중에 하나가 아직 말을 못하는 아이들이 어딘지 아파보이는 것입니다. 혼자 놀다가 울었는데 정확히 본 사람이 없어 넘어져서 다쳤는지, 어디 부딪혔는지 잘 알지도 못하겠고, 아이는 말이 없고, 어디가 아픈지 제대로 알 수도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2. 말씀을 들어 보니 옷을 입다가 팔꿈치에 무리가 갔겠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다른 선생님들도 팔꿈치가 빠졌다고 생각한 것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갑니다. 팔꿈치가 빠졌다는 말은 실상은 팔꿈치 아랫 부분을 구성하는 2개의 뼈중에 요골이라고 하는 뼈가 살짝 어긋나는 경우를 말하고, 실제로 아이들이 자면서 몸을 뒤집다가 혹은 어른들이 재밌게 해주려고 팔을 잡아 당기면서 비행기 놀이를 해주거나, 야단치면서 팔을 잡아당기거나(팔이 빠져라 잡아당기는 엄마 아빠는 없겠지만, 아주 살짝이라고 생각되는 경우에서도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해서 이 요골 골두가 살짝 어긋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아마 어른들 말씀에 "애들 팔 빠진다"하는 말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3. 만약 이렇게 팔이 빠진 것이라면 아이가 팔을 쭉 편채로 못 구부리고 아파합니다. 그 뼈가 살짝 어긋난 것이기 때문에 엑스레이에서 뼈가 빠진 것이 보이거나 하지도 않습니다. 대신 팔꿈치를 강제로 구부려서 손바닥을 하늘로 향해주면 살짝 어긋난 뼈가 맞아 지면서 아이가 거짓말처럼 다시 팔꿈치를 잘 움직이게 되고 이것을 확인해서 '아 요골 골두가 살짝 어긋 났었구나' 하고 진단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4. 그 간 많은 일이 있으셨던 것 같습니다. 처음 이야기에서는 요골골두가 살짝 어긋나지 않았었을까 생각되지만, 엄마 생각에는 병원에서 멀쩡한 뼈를 맞춘다고 팔을 비틀어서 더 아파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있으신 것 같습니다.
5. 무엇이 잘 못되었나, 현재 상태에서 혹 엑스레이에 보이지 않는 골절이 있는 것은 아닌가? 성장판이 위팔뼈에서 떨어져 나간 것이 아닌가 궁금하시다면, 초음파 검사나 MRI 검사를 하면 확실히 알 수는 있을 것입니다.
6. 하지만, 두 검사 모두 비용이 상당히 많이 들고, 특히 MRI는 아이가 40분 정도를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어야 하는 지라 대개는 수면제 등을 먹이고 재워서 검사하는데 그리 쉽지 않습니다.
7. 댁이 가까우시면 저희 병원에 내원하셔서 진찰을 한 번 받아 보시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만, 먼 지방이신 것 같습니다. 저희 병원에서 보면 다른 데 보다 더 잘 보니 여기서 진찰 받으면 다 알 수 있다라는 뜻이 아니라 말로 전해 듣는 것보다 진찰을 해 보면 아이의 상태를 좀 더 알 수 있고, 좀더 명확하게 설명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씀입니다.
8. 경우에 따라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좋아지는 수도 있습니다. 골절이 아니라고 확인될 때까지는 팔꿈치를 보호해 주는 것이 좋지 않나하는 생각입니다.
궁금하신 점 많으리라 생각되나, 윗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